이글루의 밥상

멘야하나비 - 네기나고야마제소바

innop541 2019. 1. 11. 22:15

강남쪽은 거리가 멀기도 하거니와 심리적 거리도 멀게 느껴져 거의 가지 않는 동네다. 하지만 흔치 않게 강남에 갈 일이 생겨 근처에 있는 멘야하나비를 찾았다. 잠실이 1호점이고 신사가 2호점인데, 신사가 상대적으로 줄이 적다하여 이곳으로 왔다. 칸다소바와 마찬가지로 이 집 역시 외부에 줄이 하나도 없길래 이미 유행이 지나가고 난 한참 뒤에 온 것이구나 싶었으나 내부에 들어가니 만석이었고 잠시 기다려야했다. 주방라인 쪽은 다이형식으로 되어있고 가운데 직사각형의 기다란 테이블이 있다. 시간이 얼마지나지 않았으나 벌써 기억이 흐릿한것이 역시 리뷰는 당일에 써야하는것을 느낀다. 아무튼 직원분은 홀에 1명이 계셔서 손님이 티켓을 발권하자마자 안내하시는 역할. 나머지 4분정도는 주방에 계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면을 삶는 직원분은 매우 어려보였는데, 건져올린 면의 물기를 빼는 모습이 그래도 일하신지 좀 되어보였고 여자분은 말없이 각종 양념을 그릇에 넣고 계셨는데, 일본 사람처럼 보였다.

주방 바로 앞의 다이에 안내받아 앉았는데, 놀랍게도 각 자리마다 핸드폰 잭이 구비되어 있었고 머리끈과 심지어 가방 놓을 자리도 있었다. 크으... 손님의 편의를 생각하는 이런 자세 넘나 매력있는 것이다. 직원분들은 분주하게 일하고 있었고 그 광경을 잘 볼 수 있게 오픈되어 있는데, 내가 오픈 주방에서 일한다면 매우 불편한데 손님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것이다. 아무튼, 우리나라에 상륙한 때가 2015년이라고 하니 나는 참 늦게 알게됐다. 

나는 기본 마제소바가 아닌 네기나고야마제소바를 주문했다. 아마 파가 더 들어간듯한데 확실하진 않다. 그릇을 전달받는데 묵직함이 느껴지는 것이 기분 좋은 무거움이었다. 고명을 보면 칸다소바와 다른 것이 김의 크기인데, 면을 비비다보면 젓가락에 김이 달라붙는데 얇은 김이 더 좋은것 같다. 떼기도 쉽고 젓가락에 붙어도 별로 신경이 안쓰인다고 해야할까. 노른자를 터트려 잘 비벼주면 마제소바의 꾸덕꾸덕함이 손을 통해 전해온다. 짜장면보다 더 꾸덕한 느낌이다. 잘 섞어서 한 입 넣으니 크... 지금 생각해도 침이 고인다. 너무 맛있는게 아닌가 싶다. 안질리도록 조금만 먹어야겠다. 바로 앞에 놓인 다시마 식초를 넣으니 시지도 않고 맛있더라. 어느 정도 면을 해치운 후에 오이메시(서비스 공기밥)을 주문하는데, 칸다 소바도 그랬지만 주문을 편하게 하기는 어려운 느낌이다. 아무튼, 오이메시를 넣고 남은 양념을 슥슥 다 비벼먹었다.

칸다소바보다 아쉬웠던 점 한가지는 반찬이다. 깍두기가 있던 것 같은데 그냥 평범한 깍두기다. 일식당에서 한국의 맛있는 깍두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운것인가... 그 조그만 매운 절임 고추와 곁들여 먹어도 참 맛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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