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를 보고왔다. 영화 초반에는 송강호의 속물적인 태도가 너무 미워보였다. 마지막으로 본 송강호의 모습은 밀정에서 였는데, 택시운전사의 송강호는 촐싹맞은 아재로 둘의 간극이 매우 크다. 짧은 영어로 위 고 서울 오케이?! 이런식으로 영어할때 얼마나 밉상이던지ㅋㅋ 영화는 국제시장이나 판도라같이 과도한 눈물 짜내기 장면없이 담담하게 그대로를 보여준것 같다.
우리 외가집은 광주 사람들이다. 어머니는 그때 당시 고등학교를 다니고 계셨다고 한다. 5.18 당시에는 할아버지께서 가족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셨다고 한다. 관 앞에서 울고 있는 아주머니 장면을 보았을때는 눈시울이 약간 붉어졌다. 우리 가족도 불행한 일을 당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니…
안타깝게도 이 죄를 저지른 총 책임자는 지금도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광복 후 친일 청산부터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도 얽히고 섥혀 내려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11월 촛불시위를 보고 약간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영화도 계속해서 개봉할 수 있고 변호인에 이은 택시운전사 주연을 맡은 송강호 같은 배우가 있기에 어두컴컴한 현실에 그래도 빛을 밝힐 불빛은 살아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현재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세계 다른 곳에서는 지금도 민주화 운동은 아니더라도 갖가지 피를 흘리는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약간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어느 곳에서는 지금도 집을 잃고 가족을 잃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가 있는 곳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지만 지구 어느 곳에서는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런 상황에 처해있지 않은것에 감사하고 동시에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일들에 더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1980년 광주 사람들이 그들의 상황을 힌츠페터 기자를 통해 알리고 싶었듯이 그 사람들은 현재 우리들의 관심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