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꾼 꿈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 보고 약간 각색한 것이다.
1742년 영국. 조지 2세의 통치에 불만을 갖던 장군 한명이 반란을 일으킨다. 하지만 반란군은 쉽사리 진압되었고 그들은 높은 산 위에까지 떠밀려 최후의 저항을 한다. 결국 그들의 최후는 절벽에서 오갈데 없이 밀려 낙사하고 만다. 나는 당시 옥스퍼드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이었다. 친구 중에 경찰로 일하는 녀석이 있었는데, 사건이 일어나고부터 몇년 후 어느 날 그 친구가 나를 데리고 반란군의 최후의 보루였던 그 산으로 나를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닌가. 봄이 오고 있지만 아직 산 듬성듬성에 눈이 쌓여 있었고 전투의 흔적인 변색된 옷가지와 녹슨 무기들이 흙 속에 반쯤 묻힌채로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친구는 그런 것을 발견할 때마다 주변을 파헤치고 안달이 난 사람처럼 호들갑을 떨어댔다. 나는 이 친구가 미친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니 대체 날 여기까지 끌고 온 이유가 뭐란 말인가?"
"자네도 최근에 일어난 바실 장군의 역모에 대해 들어봤을걸세"
"그래. 그리고 우리가 지금 그들의 무덤에 있고 말일세"
내 벗은 한참동안 파헤친 수고가 물거품이 되자 손수건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한손은 꽂혀놓은 삽에 올리고 다리를 꼰 채로 나에게 대답했다.
"내가 요전에 어떤 미친놈을 하나 잡은 적이 있네"
"난 지금 자네가 미친놈이 된게 아닌가 걱정스럽네"
"내 말을 들어보면 내가 하는 행동이 다 이해가 될테니 기다려보게. 신고가 들어왔는데, 어떤 미친놈이 매일 어떤 시간대에 어느 저택을 서성인다는 것이었네. 그 놈이 이상한게 말을 걸어도 웅얼웅얼하고 사람들 눈치를 살피고 하는 꼴이 영략없이 뭐 잘못한 어린 애새끼같았네. 말을 해도 대답을 안하고 이건 뭐 더이상 건질 것도 없고 어차피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니 일단 풀어주려고 했지. 그 때 한창 지루하던 차에 치안판사가 나한테 뜬금없이 바실 장군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던것이 아니겠는가. 그 때 당시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물색하는 건이 있었는데 이 양반이 그 때 그 이야기를 꺼낸거야. 아니 그런데, 내 앞에 있던 그 미친놈이 갑자기 그 이름을 듣더니 눈빛이 변하고 나한테 달려들었네. 이런 뭐 황당한 경우가 다 있나 싶었지. 그 녀석을 진정 시키고 왜 그랬냐 물어보았네. 그 이름에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느냐 말이야. 그 녀석이 입을 열게 하는데도 한참 애를 먹었네. 그 때만 생각하면... 아무튼 그 녀석이 내게 한 말은 놀라웠네. 바실 장군이 이곳으로 도망친게 우연이 아니었다네. 그 자는 이곳에 자기의 보물을 숨겨놓았던 거야. 자금줄을 여기다 놓았던게지. 그 녀석은 알고보니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실종된 세드릭 백작이더군. 꼭 거지꼴을 하고 있었는데,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 있나 놀라웠네. 자기도 쿠데타가 성공하면 한 몫 하려고 재산을 몽땅 투자했던 모양이야. 그런데, 모든 것을 잃자 정신이 붕괴되고 광인이 된것이지"
"아니 근데 광인한테 그것은 무슨 수로 알아냈나?"
"이름이랑 연관되서 물어보니 술술 나오더군. 바실 이름만 꺼내면, 돌려주게! 돌려줘! 이러고 말이야. 그러다가 될 수 있는건 다 던져보았지. 돌려주라고 하는것을 보면 무언가 본인한테 중요했던 것이었겠지. 바로 던졌네, 황금? 이라고 하자 이 산을 이야기하는거야. 불쌍한 자식이 바실 일당이 몰살당한 것도 모르는 것 같더군"
"그럼 그 미친놈 이야기를 듣고 아무런 단서도 없이 일확천금의 꿈에 미쳐서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단 말인가?"
"아무런 단서가 없는 것은 아닐세. 나는 그들이 어디에서 생을 마감했는지 알고 있어. 분명 그 부근에 자금이 묻혀있을거라네. 그리고 이 정도면 불확실한 인생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이정표가 주어진 것 아니겠는가?"
"자네 그 무모함은 여전하구만. 더 아는것 있으면 말해보라구 이거 1년은 걸릴지 모를 작업인것 같은데"
"두꺼비. 두꺼비를 찾으면 된다네"
"갑자기 두꺼비는 또 왜?"
"그 녀석이 열쇠를 먹었어...금궤 열쇠를"
"아니 이런 시발! 그 두꺼비를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두꺼비는 죽은지 조금 되었는지 말라 죽은채로 있었고 열쇠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이 두꺼비가 아닌가보네"
대충 여기까지 꿈을 꾸었다.
원래 꿈에서는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데, 영국 군인 특유의 빨간 옷을 입은 병사들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져서 죽은 것을 프로젝트 빔으로 보았다. 어느 샌가 내가 거기에 있었는데, 시간이 좀 지났는지 시신들은 뼈로 변하고 옷가지도 다 변색되어 있었다. 나는 영국인 복장을 한 것 같았고 친구도 중절모와 콧수염이 나 있었다. 연기를 하는 것 같았는데, 꼭 무슨 영화촬영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연기와 대사에 집중하고 있다는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습지만 대사는 모두 애드립이었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찾는데, 황금색 두꺼비였다. 두꺼비를 찾았는데, 말라 비틀어져있었고 나는 꿈에서 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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