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Routine

노동자의 하루

이글루 리페어 2012. 8. 13. 15:02

한시에 출근을 해서 세시까지 바쁘다. 세시부터 밥 먹는 시간이다. 밥은 마음대로 퍼먹을 수 있다. 보통 반찬은 덮밥류가 기본 찬으로 제공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안먹는데 나는 김치도 가져다 먹는다. 그리고 미소 된장국에다 먹는다. 밥을 우걱우걱 다 먹으면 아이스크림을 퍼온다. 녹차맛 망고맛 그리고 블루베리맛이 있는데 오늘은 건강을 생각해서 녹차 맛을 먹었다. 밥을 먹고 나서는 밖에서 바람을 쐬거나 계단에 앉아서 쉰다. 오늘은 영단어를 외우기도하는 영특함을 발휘했다. 네시에 밀린 접시를 다시 닦으면 한 4시 30분 그럼 다시 쉰다. 5시에 잠깐 또 쌓이면 닦고 또 쉰다. 그렇게 7시까지 반복한다. 덥다. 팔꿈치까지 오는 고무장갑과 도살자가 입을 법한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데, 고무장갑은 쉴때마다 벗지만 앞치마는 벗기가 번거로워서 걍 입고 있는데 덥다. 7시 30분부터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하고 나는 점점 돈 버는 일의 어려움에 대해 깨달아간다. 개덥다. 9시 30분이 되면 다른 키친 사람들은 이제 정리를 시작한다. 우리도 정리를 조금씩 시작한다. 10시가 되면 다시 밥 먹는 시간이다. 오늘의 사이드 디쉬는 돼지고기 야채 볶음? 같았다. 근데, 나는 다른 반찬을 먹었음. 디시 워셔중에 무슬림이 있는데 무슬림이 먹지 못할 반찬을 할 경우에는 이 사람을 위해서 반찬이 따로 제공되는데, 오늘은 닭고기랑 연어 구이였다. 그래서 나도 닭고기랑 연어 구이를 먹었다. 그리고 김치에다가 먹었다. 브루스가 어 돼지고기 안먹어? 해서 어 나는 이게 더 좋아라고 했다. 그러니까 무슬림이 너 나 좋아서 따라하는 구나 라고 해서 웃어줬다. 밥을 먹고 얼음 생성기에서 얼음을 퍼다가 홍차는 아닌데 레드티라고 불리는 녹차 비슷한 맛의 차를 따라다가 마시고 다시 일을 시작해서 11시에 일을 마쳤다. 


시급은 주 40시간까지는 체크로 발행되고 그 이후의 시간은 캐시로 받는다. 체크의 급료는 세제시 8불. 캐시는 8불이다. 나는 주 52시간을 일하니까 주당 416불을 벌고 월급은 1664불이다. 환율 조회를 해보니까 1,898,000원이다. 급료는 2주마다 받는다. 


체크로 받는건 정상이라 치지만 12시간 총 48시간은 최저임금보다 1.9불이나 적게 받는다. 48*1.9=91.2불 손해다. 그런데, 두 끼를 무료로 주니까 팁 포함해서 적게잡아 하루에 17불이라고 치면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하루에 방 값이 350불에다 교통비가 75불 핸드폰 요금이 이런 시바 81불이나 내야되네 바꿔야겠다 진짜 빨리.


350+75+81=501불 1664-501=1163불에다가 한달에 식비를 150으로 잡으면 1000불정도 남는구나. 화요일에 데이 오프니까 당장 핸드폰 플랜이나 바꿔야겠다. 


돈을 버는 것은 좋은데, 나는 돈을 벌러 온게 아니라 경험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일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돈이 없고 초창기니까 얼마동안만 여기서 일하다가 바꿔야겠다. 지금 있는 곳이 확실히 좋은 점이 많긴 하지만 시간을 너무 빼앗긴다. 


돈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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