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Routine

그저께 있었던 일

이글루 리페어 2012. 8. 17. 14:20

데이 오프 둘째날, 내일은 일을 하러 가야된다는 압박이 조금 있었으나 힘차게 일어났다. 무한도전을 다운받았다. 조금 보다가 페북에 스테판이 뭐하냐고 말을 걸어서 여 너도 데이오프구나 데이오프 참 좋다라고 했다. 너 뭐할거임 이라고 물어보니 딱히 계획이 없단다. 무한도전 보느라 답장 안하고 있다가 얘가 커피라도 마실거임? 이라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세시에 카페 네베에서 만나기로 하고 무도를 계속 시청했다. ㅎㅎㅎ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경민이가 문자를 해서 스테판이랑 카페 네베 간다매요 부럽다며 방해할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에 만날건데 너는 잘 시간이지 후후 라고 간단히 응해주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슁슁 달렸다. 카페 네베는 탐탐 공원 밑 쪽으로 가면 있다. 이렇게 말하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겠지...


가보니 얘가 먼저 와서 기달리고 있었다. 바로 앞에 유명한 싸고 괜춘한 치킨 감자튀김 집이 있는데, 냄새가 좋았다. 배가 고파서 같이 가서 먹었다. 먹다가 세리랑 토니가 와서 바로 옆 공원으로 옮겼다. 일을 할 시간에 공원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앉아있으니까 기분이 좋았다.


먹고 있는데 비둘기들이 슬금슬금 테이블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이 우리 음식을 노리는 것을 본능적으로 눈치 챘다. 어느정도 배가 부르자 비둘기 무리들이 불쌍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닭 뼈다귀를 던졌다. 갑자기 비둘기 떼가 닭뼈를 차지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스테판이 누가 닭뼈 던졌어? 라고 해서 내가 하하하 라고 했다. 세리가 헐 쟤네는 지금 동족을 먹고 있는거잖아 라고 했다. 닭뼈를 차지한 놈은 혼자서만 닭뼈를 독차지 하려했다. 무한 이기주의가 엿보였다. 하지만 나는 안먹은 빵도 있었다. 던졌다. 또 다른 비둘기가 독차지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갖가지 새들이 몰려들어 진귀한 광경을 연출했다. 참새랑 참새보다 큰데 날렵한 새들이 몰려들었다. 무슨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신기한게 빵을 독차지한 비둘기는 자기 동족은 빵에 부리를 대지 못하게 하면서 참새들과는 빵을 공유했다. 참새보다 큰 새는 날렵하게 잽싸게 빵 조각을 낚아채서 혼자 먹는 닌자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이 광경을 보면서 아 갈매기도 있으면 더 재밌을텐데...라고 생각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좀 이따가 갈매기 한마리가 나타났다!


갈매기는 그 큰 몸집으로 비둘기들을 물리치고 거대 닭 뼈 조각을 통째로 삼켰다.....아마 똥 못싸서 죽을 것 같다..


좀 이따가는 청솔모도 나타났다! 한 마디로 동물의 왕국이었다...마지막으로는 고양이가 나타나 모든 새들을 내쫓고 막을 내렸다.


공원 한켠에 놀이터가 잇었는데, 나는 그네를 좋아해서 그네를 탔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세리가 너 어디 지점까지 그네 뛰기 할 수 있어? 라고 말을 걸었고 그 말을 계기로 그네 뛰기 시합을 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내가 2등을 하였다. 세리는 키가 커서 유리했다. 젠장.


세리랑은 헤어지고 스테판이랑 플라스데쟈르에서 앉아서 수다를 떨다가 저녁이 되어 집에 돌아왔다. 오는 길에 PA에 들렸는데 삼겹살 모양의 돼지고기를 팔아서 사와서 구워서 먹었다. 고추도 사와서 먹었다. 맛있었다. PA는 참 저렴해서 좋다.


이렇게 첫 데이오프가 막이 내렸고 어제 나는 다시 일을 갔다가 집에 돌아와서 머리를 말리며 글을 작성하고 있다. 11시간후에 또 일을 해야한다. 토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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