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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박신혜의 영화 살아있다

innop541 2020. 9. 17. 00:29

특별한 일 없는 일상이 바뀐다면

어제 밤 늦게까지 배틀그라운드를 하다가 잠들었다가 늦게 일어났다. 가족 모두가 나가고 없는 고요한 집에서 물 한잔을 마시고 다시 컴퓨터를 켰다. 배틀그라운드에 들어가서 오늘이야말로 치킨을 먹으려 하였는데 갑자기 보이스챗에서 뉴스를 보라는 다급한 말들이 오고갔다. 무슨 일인지 싶어 헤드폰을 벗고 거실로 나가는데 밖이 매우 시끄러웠다. 베란다에서 본 광경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영화에서 봤던 사람을 물어 뜯는 사람들을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니 연락을 안받으신다... 어떡해야하지?


 

영화는 대한민국 보통의 20대 남성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주인공으로 대입시켜 볼 수 있을만한 상황에서 시작한다. 나조차도 저런 상황(좀비가 나타나기 전)이 매우 익숙하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얼마전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진라면 한박스가 듬직하니 있는것을 보니 전기와 물이 끊기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3주는 확실하게 생존할 수 있을 것 같다. 

 

 

진라면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영화는 진로와 오뚜기의 협찬을 받은것 같다. 생존자들이 마시는 물병은 다 석수고 유아인이 티비에서 보는 라면 광고는 진라면 광고며 벽장에 하나 남은 비상 식량은 진라면 컵라면이었다. 밥도 잘 못먹는 상태에서 먹는 진라면은 얼마나 맛있을지 나조차도 침을 삼키며 영화를 보았다. 아마 실제로 영화를 보고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은 관객이 많았을것 같다.

 

 

영화 살아있다는 아직 개봉하지 않은 미국의 영화 Alone의 시나리오가 원작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10월에 개봉한다고. 실제로 트레일러를 보면 외국 아파트를 배경으로 똑같은 장면이 많이 나온다. 미국 영화에서는 라면씬을 무엇으로 대체할지 감이 안온다. 아예 없을수도 있고 만약에 있다면 냉동 인스턴트 식품일것 같은데 아마도 피자가 제일 근접해보인다. 웹툰 데드데이즈가 원작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찾아보니 비슷한 설정이지 실제 원작은 앞서 말한 영화 시나리오인것 같다.

 

나도 살아있다를 영화관에서 보지 않고 넷플릭스로 시청하였는데 현재 넷플릭스 미국, 유럽 35개국 글로벌 영화 차트 1위의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한다. 기생충으로 이어지는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이 살아있다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한참 한류가 유명할때이니 한국의 아파트나 라면같은 소재가 외국인들에게 신선할수도.

 

 

영화를 촬영한 아파트는 중간중간 한강이 보이는 뷰와 마지막 헬리콥터 씬으로 봤을때 여의도에 위치한 아파트인것 같았다. 복도식 아파트임을 감안하면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에 나온 여의도 진주아파트일것 같았으나 아파트 구조가 무언가 좁고 주변에 있는 아파트 이름도 합성같아 보여서 알고보니 1천평 부지에 세트장을 만들어서 구현한것이라고 한다. 혹시... 그 아파트 입주도 가능할까요?

 

 

영화에서 나오는 좀비는 새벽의 저주의 좀비처럼 공격성이 짙고 빠르게 달리기뿐만 아니라 벽을 타고 올라오고 문도 따는 그야말로 최종 보스급 좀비다. 새벽의 저주, 28일 후, REC 등등 좀비 영화를 보면 이정도 좀비급이면 거의 국가가 멸망하는데, 대한민국 서울은 국가가 건재하며 생존자들은 SNS에 접속하여 그들의 위치를 공개하고 구조를 요청하는 그야말로 현재 코로나 상황의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아직 확진자가 2만명대에 불과하며 OECD 회원 국가 중 경제성장률 1위를 달성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썰만 풀다가 끝났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고 재밌게 본 영화였다. 살아있다. 우리는 주인공들처럼 좀비 구덩이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지만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유아인 박신혜는 군인들에게 헬리콥터로 구조되지만 하루하루 출퇴근하며 일상에서 버티는 우리는 어떻게 구조될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