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선으로 바뀐 여행
2018년 오키나와 여행을 뒤로하고 2년만에 범준이 세영이와 함께 여행을 계획했다. 예전에는 부르면 바로 볼 수 있던 친구들이었지만 이제는 미리 스케줄을 빼지 않으면 모이기가 힘들어 대략 한달 전부터 이야기를 해 만날 수 있었다. 원래는 내가 욕지도에서 경험한 낚시가 재미있어 당진에서 좌대 낚시를 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하이선의 출몰에 예약을 했던 낚시터에서 낚시가 어렵다하여 급하게 예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여행 당시 태풍은 부산 부근을 지나고 있었으나 예산에도 먹구름이 끼고 비가 오고 있었다.
예산? 예산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범준이가 태어나고 잠시동안 자라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셨던 동네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충청도의 한 도시는 이제껏 내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막상 가보니 사과가 유명한지 사과 모양의 캐릭터가 도로 곳곳에 눈에 띄었다. 또한 사과나무를 실제로 처음 보았는데 크지 않은 나무에 빨갛게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엄청 많이 매달려 있었다. 수확이 임박해보였다. 농부들은 하이선이 이쪽으로 오지 않았음에 매우 감사했었을것 같다.
원래는 일요일 근무를 마치고 인천으로 올라와 셋이 같이 범준이 차를 타고 내려오려 했으나 전날 너무 오래 일을해서 도저히 일요일에 인천으로 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월요일 세영이 범준이는 인천에서 출발, 나는 기흥에서 출발하여 예산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얼마 멀지 않은 곳이라 생각해서 여유있게 출발하려 했으나 왠걸 100km 정도의 거리였다. 하지만 역시 거리는 내쪽이 훨씬 가까워서여인지 범준이네는 예상 시각보다 30분정도 늦게 도착하고 나는 제 시각에 도착하였다. 첫 방문지는 소복 갈비였다.
소복 갈비는 소갈비로 유명한 장소인것 같았다. 비오는 오후 1시 30분경 주차장은 한산하였고 내부로 들어가니 거리두기 2.5 단계로 인해 QR코드 인증을 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하는지 하루빨리 코로나가 사라지길 바란다. 인증을 하고 들어서니 우리 말고 두 테이블밖에 없었다. 나는 저녁에 고기를 먹을게 분명하기에 갈비탕이나 설렁탕을 시키려 했으나 범준이가 갈비를 먹고 싶어하여 48,000원어치 생갈비 2인분과 40,000원어치 양념갈비 1인분을 주문하였다.
생갈비는 비싼 가격답게 맛있었다. 그런데 가성비가 매우 안좋다. 보통의 30대 성인 남성 한명이 배부르려면 3인분 이상은 먹어야할것 같고 우리는 그냥 맛만 보고 더이상 주문을 하진 않았다. 양념갈비도 맛있긴한데 생갈비가 더 맛있다. 근데 굳이 이렇게 비싼 돈 주고 사먹지는 않을것같다. 집에서 한우 고기를 구워먹어도 맛있는건 똑같기 때문.
밥을 먹고 인스타를 보니 삽교커피클래식이 이뻐보여 그곳으로 향했다. 삽교커피클래식 주변은 정말 오래된 시골 마을같은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고 카페 내부도 서까래를 이용해 옛날 느낌이 물씬 났다. 요새 유행하는 한옥 카페같지만 아닌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내부에는 마을 사람들로 보이는 분들이 여럿 앉아 계셨고 우리는 이곳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바로 롯데마트 홍성점으로 향했다.
지난번 오키나와 여행에서 하이볼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일까. 우리에게 하이볼은 여행을 추억하게 하는 맛있는 술이다. 하이볼은 산토리 가쿠빈 위스키와 토닉 워터를 섞어서 만드는 술인데 우리나라에서 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산토리 위스키가 롯데마트에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펄쩍 뛰진 않았지만 매우 기뻐하며 각 일병씩 하자며 총 3병을 구매했고 고기와 과자를 구매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윤봉길의사기념관과 매우 가까이 위치한 곳이었다. 세영이가 에어비앤비로 구한 곳이었는데 한채는 주인이 거주하고 있었고 다른 한채가 손님용이었다. 내부는 2층으로 엄청 넓직하였다. 귀향하고 살면 이런곳에서 사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밖에 비가 오기 때문에 고기를 구워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고 주인아주머니는 비닐 하우스 안에서 먹으면 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데 아까 48,000원 주고 사먹은 생갈비 못지 않게 맛있는 고기였다. 게다가 직접 만들어 먹는 하이볼은 오키나와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재료였다. 고기를 먹는데 바람이 엄청 많이 불어서 비닐하우스가 날라가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더 오래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어제의 과로가 풀리지 않아서일까 12시즈음 먼저 소파에 누웠다. 너무나 졸렸다. 그렇게 나를 필두로 친구들도 다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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