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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강릉 여행 둘째날

이글루 리페어 2020. 4. 13. 11:45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아침 10시 45분정도에 집을 나서서 근처의 유명 카페인 '툇마루'에 가기로 했다. 흑임자카페라떼가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는데, 줄서서 기다리지 않고 대기표를 받아서 픽업해가면 된다고 다른 블로그들에서 말하여 카페라떼를 주문하고 초당 순두부 마을에서 밥을 먹고 픽업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숙소에서 10분도 안걸리는 거리고 평일이기도 하여 사람이 별로 없겠거니 하고 갔더니 왠걸 벌써부터 근처 도로에 주차된 차가 꽤 있었고 가게 앞에도 역시 사람이 많이 줄서있었다. 그래도 줄이 금방 빠져 11시 20분정도에 주문을 할 수 있었고 픽업은 30분 후에 가능하다고 했다.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와서 시간을 미뤄도 되냐고 물어보니 12시 20분까지 와달라고 하여 오케이하고 근처 순두부 가게로 향했다.

처음 먹어본 짬뽕 순두부

초당 순두부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순두부 가게는 동화가든인것 같다. 주차장도 꽉 차있고 들어가려는 차들도 줄지어 있었다. 우리는 아지가 지난번에 먹어본 소나무 초당 순두부로 향했다. 짬뽕 순두부는 처음 먹어봤는데 그냥 칼칼한 국물 맛이나는 평범한 맛이었다. 순두부 찌개나 모두부는 어떤 맛이었을지 궁금하다. 두부 맛집은 아직까진 남양주 기와집 순두부가 1등! 식사를 하고 툇마루로 다시 갔을 때가 아직 12시 20분 전이었으나 영수증을 보여주며 이야기하니 금방 만들어준다고 했다. 그 때 카페에서 주문을 하는 사람들은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한다고 안내한것을 들으니 되도록이면 오전에 가는게 나은것 같다.

흑임자 카페라떼

 흑임자 카페라떼는 홍콩에서 처음 먹어본 흑당 버블티와 비슷한 비쥬얼을 뽐내고 있었다. 맛이 어떨지 한 모금 먹어보니 눈이 동그래지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지도 정말 맛있다며 회사 근처에 있다면 맨날 먹고싶다며 극찬했다. 줄 서서 먹어본 맛집중에 오랜만의 찐 맛집으로 이후에 집 근처 투썸플레이스에서 흑임자 카페라떼 맛을 보았는데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였다. 강릉에 놀러가면 꼭 툇마루에서 흑임자 카페라떼를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맛있는 흑임자 카페라떼로 입가심을 한 후에 더짠내투어에 나온 안반데기로 향했다. 안반데기는 탁 트인 언덕 뷰와 저녁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장소로 인기가 있었고 낮이어서 은하수는 못보지만 시원한 언덕 뷰를 보고 싶었다. 평소에는 고랭지 배추밭으로 쓰이고 있는것 같다. 언덕을 향해 꼬불꼬불 길을 올라가 도착해본 안반데기에는 푸른 녹지도, 눈도 없는 흙색의 황량한 언덕이었다. 4월에는 관광 시기가 영 아닌듯하다. 그래도 거대한 풍력 발전소 풍차와 탁 트인 뷰는 구경할만한 거리였다. 겨울에는 정말 장관일것 같다. 풍차는 어찌나 큰지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무서울정도였다.

안반데기를 뒤로하고 떠난 장소는 횡계. 아지가 평창 동계올림픽때 6개월간 일한 장소를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고 해서 정한 곳으로 나는 처음 들어본 동네였다. 안반데기에서는 30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금방 도착하였고 마을은 올림픽의 영광을 뒤로하고 점점 쇠퇴해가는 느낌이었다. 올림픽과 같은 운동 경기 대회는 한번 반짝하고 빛나고 이후에는 점점 빛을 잃는 느낌이다. 이걸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면 좋을것 같다.

평창 올림픽 주사무소였던 곳

횡계에 위치한 평창 올림픽 주사무소 건물은 옛 영광을 뒤로하고 쓸쓸하게 있었다. 사무실에서 키우는 개인지 왼쪽의 황색 강아지가 차를 주차할때부터 엄청 꼬리를 흔들며 살갑게 다가왔다. 아지는 2년 전의 추억을 회상하며 이곳의 어디에서 일했는지 주변의 어떤 카페를 다녔는지 어디가 맛있는지를 구석구석 알려주었다. 2년. 길지 않고 짧은 시간이라 생각하는데 2년만에 많은 장소가 벌써부터 낡아져있었다.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아서 그러리라. 추억을 뒤로한채 서피비치로 향했다.

서피비치로 오세요

서피비치는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는 갬성 사진들을 많이 건질 수 있을법한 장소였다. 하지만 이곳도 현재 비시즌이어서일까 나무 건물들은 을씨년스러웠고 사진의 철제 간판도 녹이 슬어있어 황량한 느낌이 들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건물은 식당 한채로 내부 음식들의 가성비는 매우 낮아보였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때에는 외국의 해변가마냥 느낌있는 장소가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여름에 한번 다시오면 어떤 기분일까? 서피비치에 이르니 조금 출출해져서 이번에는 서퍼들이 추천하는 수제버거 맛집을 가기로 했다. 

파머스키친 2호점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1호점, 2호점이 있어서 먼저 1호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였고 알고보니 1호점은 없어졌더라. 그래서 바로 근처인 2호점으로 향했다. 1호점은 죽도해변 바로 앞에 있었는데 죽도해변에는 서핑하는 서퍼들이 엄청 많았다. 4월에 서핑 핫플레이스는 죽도해변인가보다. 

파머스키친 수제버거는 맛있었다. 오랜만에 맥도날드 버거킹같은 프랜차이즈 햄버거에서 맛볼 수 없는 수제버거의 매력을 느꼈다. 음... 다시 먹고 싶은 맛이다. 아지는 홍콩에서 맛본 파이브가이즈보다는 덜 맛있다고 했다. 파이브가이즈 햄버거도 진짜로 맛있어서 내가 파이브가이즈에서 일할때 한국에 돌아오면 햄버거집을 해봐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그로부터 7년 후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구나. 아무튼, 아지랑 생각해보았을때 한국인은 역시 국밥 아니겠나 싶어 서핑 후 뜨끈한 육개장이나 순대국밥 맛집이 있으면 장사가 잘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파머스키친 바로 앞에는 배 선착장 비슷한게 있었는데 이곳을 어슬렁 거리는 짬타이거 3마리를 보는 오후가 참 평화로웠다.

숙소로 돌아와 나는 조금 쉬었고 아지는 휴가중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노마드마냥 회사 일을 하느라 바빴다. 일을 마무리한 뒤에는 마지막 밤이 아쉬워 근처 횟집에서 회를 먹었는데 1인당 2만원인 광어 우럭 회 2개 총 4만원어치를 주문하였는데 정말로 충격적이게 양이 엄청 적었다. 밥 잘 안먹는 유치원생이 먹으면 적당할정도의 회? 그것도 밥 잘먹는 유치원생이라면 부족할만한 양이었고 홍게라면은 만원이었는데 면발을 풀지 않아서 네모 모양 그대로 국물 속에 들어있었고 맛도 그냥 그런 가게였다. 아마도 자리가 자리인지라 이렇게 영업해도 운영이 가능한것 같다. 그 가게 상호는 경해횟집으로 현재는 빅픽처로 상호를 바꾼듯하다. 여러분 이곳만은 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