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휴무 아침, 오리엔탈 특급열차와 기억의 밤 중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가 기억의 밤을 보았다. 오리엔탈 특급열차는 이미 책으로 읽은 상태였고 결말도 아는 반면 기억의 밤은 줄거리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발을 절던 형이 집 밖으로 나가자 갑자기 발을 절지 않고 뛰어간다는 이야기는 흡사 유주얼 서스펙트를 떠올리게했다. 도대체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가족 구성원이 바뀐것인가 아니면 신경안정제를 먹는 주인공의 정신상태가 악화된 것인가 과연 진실은?
우선 영화를 보고 난 내 평가는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킬링타임으로 무난한 여운은 없는 그런 영화였다. 궁금증을 해결해주었을 때도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 듯한 느낌은 없이 그냥 그랬었군...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사할때 아저씨가 형이 몇살이냐고 물어보았던 것과 1997년에 EF소나타 택시가 주행중인 것 그리고 파출소 경찰들 제복이 초록색인 것과 마지막으로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형이 "어제 너를 쫓던 사람들과 택시 타고 미행한건 다 꿈이었던거야!" 라고 말해주는 것과 같이 계속해서 단서를 흘려주었기 때문이었던것 같다. 뒤통수를 후려 치는 영화라면 역시 셔터 아일랜드나 디 아더스와 같은 영화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아직까지 내가 봤던 한국 영화중에 반전을 소재로한 영화는 없었기에 누가 한국 반전영화를 물어본다면 기억의 밤을 추천해주고 싶다.
나도 사실 지금은 아니지만 초등학생일 때에는 이런 상상을 하곤 했다. 무언가 내 부모님이 내가 그동안 알고 지내던 부모님이 아니라 외모는 똑같지만 다른 존재로 바뀐 사람들일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이런 생각? 영화에서처럼 다리를 절던 형이 뛰어가는 정도는 아니지만 무언가 음? 우리 아빠가 이걸 이렇게 하셨던가? 요런 느낌을 받은 적이 좀 있었다. 기억의 밤 작가 장항준씨도 이런 것을 느끼고 줄거리를 만들어가신게 아닐까.
여담으로 깜짝 놀라는 가위눌리는 부분은 97년에 죽은 아줌마가 아닌가 싶다. 뭔가 닮은 느낌이... 그리고 황금빛 내인생에서 나오는 나영희씨는 드라마와 달리 마음씨 좋은 가정 주부로 나오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서 아쉬웠다. 왜 그런거 있지 않는가 나쁜 역할로 나오던 사람이 착한 역할로 나오면 몬가 훈훈해지는 기분. 문성근 아저씨는 불법 사찰로 고생 많이하셨을텐데 이 아저씨는 스릴러가 어울리는 것 같다. 그냥 대사만 쳐도 뭔가 꿍꿍이가 있어보여서ㅋㅋ 아니면 가족드라마. 뭔가 극과 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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