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자들끼리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이야기하면 보통 디아블로2를 부르는 말이다. 디아블로1은 1996년에 출시되었다. 사촌형이 디아블로를 플레이하는것을 본 기억이 있다. 초딩 저학년이던 당시의 내 눈에도 흥미로워 보였다. 디아블로2는 2000년, PC방의 대중화에 힘입어 엄청난 인기를 몰았고 그래서 디아블로 시리즈의 대표가 되었다. 그로부터 대략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마침내 디아블로4가 출시되었다.
디아블로2를 플레이하던 당시에 우리 집은 게임 규제(게임은 주말에만 할 수 있었으며 토요일 2시간, 일요일 2시간 총 4시간을 할 수 있었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PC방 규제는 엄격히 하시지 않아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PC방에 가서 디아블로를 즐겼다. 학교에 등교해서 친구들과 쉬는 시간, 점심 시간마다 디아블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디아블로 관련 만화도 그렸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내 방에 컴퓨터를 두고 하루종일 게임만 하고 싶다는 꿈도 이때 꾼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보다 더 어떤 것에 몰입한 적이 있었을까 싶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된 지금의 나는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다. 아주 드물게 게임을 해도 한, 두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게임을 오래하면 이제는 눈이 피곤하고 몸도 뻣뻣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게임을 하면 남는게 없어서 게임을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디아블로4의 스토리는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전작 디아블로 시리즈의 줄거리와 디아블로4 인게임 시네마틱 동영상을 유튜브 2배속으로 보고 나무 위키를 읽으며 스토리를 알게 되었다. 대략 두시간이 채 안걸린것 같다.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게임 플레이의 보상과 결과가 바로 나타나서다. 몹을 잡아서 경험치를 얻고 레벨이 올라가면 더 좋은 장비를 장착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인생도 비슷하다. 무엇을 배워서 경험치를 얻고 숙련도가 올라가서 시간당 부가가치를 더 만들면 더 좋은 재화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게임과 인생이 다른 점은 플레이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자신이 레벨 업하는 것을 경험치 게이지를 통해 가시적으로 볼 수 없다. 이를 주언규PD가 이야기해서 무릎을 탁 치고 공감했다.
이것을 2000년대 초반의 내가 알았더라면 현재 내 인생은 어떠할까? ㅋㅋ 10대와 30대의 내가 쌓아올린 경험치와 레벨은 다르기 때문에 만약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디아블로에 몰입해있는 10대의 내게 이야기한다해도 당시의 나는 귓등으로도 안들었을 것이다. 이런 경험치와 시간의 격차를 줄여주는, 게임으로 치면 경험치책이 바로 실제 책이라고 본다. 아아 이 머리로는 아는 것을 어리석은 나는 또 잠시 잊고 있었다. 앞으로는 책을 많이 읽어서 경험치를 많이 쌓아올리고 배운바를 실제로 행하는 내가 되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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