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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궁전 3일차.

innop541 2014. 9. 16. 21:11

전편에 이어 앞으로 각색은 쭉 이어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번에도 햇반과 반찬을 좀 먹었다. 집을 나서니 찬 바람이 몸을 감쌌다. 원래 집 앞에 메트로 6호선이 있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파리에 가는 시기에 보수공사를 해서 약간 불편했다. 그래서 언제나 8호선을 탔고 가끔 10호선을 이용했다. 전날에 베르사유 궁전을 가는 법을 보니 앙벨리드 역에서 베르사유로 가는 RER을 탈 수 있어서 앙벨리드로 향했다. 앙벨리드까지는 8호선을 타고 가서 금방 도착했다. 앙벨리드에서 RER로 환승을 하는데, 점점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표를 사고 플랫폼으로 가니, 안내원들이 베르사유행 열차를 가리키며 서 있었다. 


열차는 2층으로 이루어져있었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2층 열차를 타보지 못했기 때문에 신기했다. 이전에 몬트리올에서 뉴욕 여행을 할 때에도 화장실이 있는 2층 버스를 탔을 때처럼 신나기도 했다. 2층 버스, 열차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더 흥미롭다고 해야되나 그렇다. 아무래도 평소에 못 타기 때문이겠지. 열차에 오르자 금새 자리가 만석이 됐다. 미국에서 온 한 무리의 가족들이 웃으면서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더욱이 기차가 움직이자 아코디언을 맨 한 연주가가 멋들어진 음악을 연주했다. 소풍가는 분위기와 딱 맞았다. 한 삼십분이 채 안되었을까 열차가 어느새 종점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내려 우르르 한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 덕분에 굳이 지도를 보지 않아도 걸어갈 수 있었다. 한적한 유럽 마을의 분위기라고 해야될까 파리 시내랑은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사람들과 함께 길을 걸어가자 어느새 탁 트인 곳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베르사유 궁전이었다. 어렸을 적 베르사유의 장미, 그 밖에도 글로만 보았던 그 곳을 내가 가게 된 것이다. 사실, 베르사유 궁전은 한국에 있을때 관심이 별로 없었다. 아니 어쩌면 파리 자체가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문자나 영상, 사진으로만 보던 곳을 실제로 가 보는것은 역시 기분이 남다르다. 프랑스 역사는 잘 모르지만 루이 14세, 마리앙뚜아네트 정도는 알고 있었고 바로 이 곳이 그들이 살던 곳이 아닌가. 


날씨가 화창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파리의 날씨는 정말 너무 좋았다. 내가 딱 좋아하는 초가을 날씨였다. 파리에 있을 때에는 한국에 가면 금새 가을이 오겠거니 했는데 왠걸...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앞 마당에 이르자 내가 이제껏 살면서 봤던 것 중 가장 긴 대기줄이 있었다. 뮤지엄 패스로 금방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막막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줄이 금방금방 줄어들었고 그다지 힘들지 않게 들어갔던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을 확인했을 때에는 한시간은 기다렸던 것 같다.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내부에 음식을 갖고 가지 못한다고 하길래, 어제 마트에 가서 구매한 식빵과 쨈을 바른 것을 싸왔었는데, 줄 서는 동안 좀 먹었다. 그런데, 안에 들어갈때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 또 안에 들어가서 한창 궁전을 구경하고 배고파서 안에서 파는 샌드위치로 배를 채웠다.







밖에서만 봐도 궁전의 위용에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왕권신수설다운 궁전이랄까... 


내부로 들어가니 더 입이 벌어졌다. 그렇게 화려할 수가 없더라.








매우 좋았던 것 중 하나가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된 점이었다. 방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그 번호를 입력하면 그 방에 해당하는 설명이 나와서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역시 거울의 방과 왕의 침실, 그리고 앙뚜아네트의 방이었다. 앙뚜아네뜨 방에는 옆에 조그마한 쪽문 같은 것이 있었는데, 성난 군중들이 궁전 안에까지 들어오자 그 쪽문을 통해서 도망갔다고 하더라. 이때까지만해도 나는 앙뚜아네뜨가 나쁜 왕비인줄 알았다. 왜, 배고픈 사람들에게 빵을 먹으면 되지 않나요라고 했다는 일화도 들었기 때문이다. 궁전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이미 우리 가족의 체력은 매우 저하된 상태였다. 






밖에 나오니 점심 때가 좀 지났고 우린 작은 노점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먹었다. 이걸 건물 옆에 앉아서 먹는데, 햇빛도 비치지 않았고 찬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이 때 약간 감기가 올랑말랑 했던 것 같다. 다행히 감기는 오지 않았다. 그래도 이 땐 콧물이 나오려서 고생했던 것 같다. 샌드위치를 먹고 궁전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본 후에 꼬마 버스를 타러 갔다. 이 버스도 거의 한시간 가깝게 기다린 것 같은데, 아버지가 많이 힘들어하셔서 애가 좀 탔다. 한참 기다린 후에 버스를 타자 나름 재미있었다. 그 넓은 궁전을 보는데 진짜......장난이 아니더라. 끝이 없어 보였다. 버스를 타고 왕비의 촌락이 있는 쁘띠 트리아농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는데, 갑자기 그곳에서 줄서고 있던 사람들이 와아아아~ 하며 박수를 치더라. 이때 약간 걱정스러웠다. 뭔가 버스가 잘 오지도 않는데, 타고 있는 사람들이 내리지도 않아서 엄청 오래 기다려되야하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이 예감은 딱 맞아 떨어졌다. 아무튼, 내리자마자 앞에 있는 오렌지를 직접 짜주는 오렌지 쥬스 판매점에서 오렌지 쥬스 두개를 시키고 줄을 섰다.










쁘띠 트리아농에 들어가려했는데, 직원이 지금 사람이 많으니까 좀 이따 와줄래? 라고 해서 바로 왕비의 촌락으로 향했다. 이 곳은 오스트리아 출신인 앙뚜아네뜨가 자기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들은 인공 마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때당시 오스트리아 평민의 생활양식을 볼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 민속촌 같은 느낌이랄까. 아버지가 보고서는 스머프네 집 같다고 하셨다. 이곳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매우 많은 가축들이 관광객들은 신경도 안쓰고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조그마한 것들 특히 토끼들이 귀여웠다. 중간에 개천같은 것도 있는데, 팔뚝만한 잉어들이 떼지어서 있어서 좀 징그러웠고 비버도 있어서 좋았다.


좀 더 걸어서 그랑 트리아농도 갈까 싶었는데, 이미 어머니도 거의 방전상태셔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까 버스를 내린 곳으로 돌아가니 역시나...줄이 길었다. 부모님은 조금 멀리 떨어진 벤치에 앉아 계시기로 하고 나는 줄을 서 있었다. 마침내 버스가 왔는데, 거짓말 안하고 한명도 안내렸다. 절망적인 순간이었다. 그런데, 버스 기사가 무전기로 통화를 좀 하던가 싶었는데, 모두에게 영어로 지금 당장 빈 버스를 보내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라고 했다. 정말로 다행이었다. 조금 기다리자 이야기대로 빈 버스가 와서 우리는 그 버스를 타고 궁전으로 돌아갔다.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중에 그 넓은 정원에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것을 보니 여유로워보이고 좋았다. 


궁전을 뒤로하고 다시 역으로 가서  미리 구매한 RER표를 이용해 열차에 탑승했다. 돌아올 때에는 2층에 타자고 마음먹었건만 그러지 못했다. 우리랑 같이 탔던 사람들중에 스페인 대가족이 있었는데 어찌나 시끄럽던지 매우 신나있던 사람들이었다. 좌석에 앉아있는데 잠이 솔솔 오더라. 아버지는 잠이 드셨었다. 


숙소에 들어오니 대략 일고여덟시정도 되었던 것 같다. 모두들 방전상태라 금새 잠자리에 든 것 같다. 생각해보니 저녁식사를 어떻게 했던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집에서 햇반을 먹었던 것 같다. 아버지의 메모 덕분에 기억이 났다. 우리는 피라미드역 근처에 있는 한인블록으로 갔다. 거기서 태동관이라는 음식점을 갔는데, 아주머니 한분만 한국인인 것 같았고 나머지 일하는 사람들은 다 중국인인것 같았다. 좀 불안했다. 나는 비빔밥을 먹고 아버진 김치볶음밥, 어머니는 짬뽕을 먹었는데, 그냥 그럭저럭이었다. 밥을 먹고 나서 근처에 있는 한인 마트인 K마트로 가서 부족한 식량을 더 구매했다.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는 피곤한 몸을 누이고 쉬었다. 기억력이 더 없어지기전에 빨리 다음 일정도 써내려가야겠다. 


아무튼 3일차도 이렇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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