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선뜻 글을 시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나름 블로그에 애착이 있기 때문에 포스팅한다.
뉴욕 여행은 토론토를 먼저 거쳐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처음에 메가버스 티켓을 3월 중순즈음에 구입했는데, 메가버스는 몬트리올-뉴욕구간이 없다. 그래서 토론토에서 뉴욕을 가는 티켓을 먼저 구매했다. 구매 가격은 5불. 말 그대로 5천원에 뉴욕을 갈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올려면 최소 백만원은 넘어야할텐데 5천원이라니...뭔가 현실이지만 현실같지 않은 가격이었다.
5월 7일 아침 6시 45분정도에 집에서 나섰다. 보나방튀역에 도착한게 거의 7시 25분정도. 늦는줄 알고 좀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었다. 라미는 1층에 앉고 나는 2층에 앉았다. 1층보다 2층이 훨씬 전망도 좋고 나는 어릴적부터 2층버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토론토는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어떠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토론토는 뉴욕을 갔다와서 2박3일동안 지낼 예정이었다.
버스는 킹스턴에서 잠시 정차했다가 기사님을 바꾸고 다시 출발하기 시작했다. 불어방송도 하시던 기사님이 내리시고 아예 영어만 쓰는 기사님이 올라탔다. 캐나다에 온지 처음으로 불어권역에서 멀어지는게 체감되기 시작했다. 버스는 달리고 달려서 오후 1시쯤에 토론토에 도착했다.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예쁘지도 않고 그냥 새로 지은 도시 모습이어서 별다를게 없어 보여서 매우 실망했다. 라미도 토론토 별로 안예뻐요 몬트리올이 훨씬 예쁘고 볼 것도 많은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정말 그래보였다. 매우 실망스러웠고 다시 몬트리올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미 6시간정도의 버스 여행에 약간 피곤해졌었기 때문이다.
같이 여행하게 된 라미 친구 지현을 만나러 사는 곳 근처 스시 부페를 가기로 했다. 스시 부페는 캐나다를 와본 이래로 가장 별로였다. 게다가 넓은 홀에 서버 2명 초밥 만드는 사람 2명 이렇게 있는데, 한눈에도 일하는 사람이 부족해보였다. 아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겠지...
6시 차였기 때문에 5시정도에 터미널에서 라미 친구 민재형을 만났다. 가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몬트리올가는 메가버스가 눈에 띄었다. 정말로 다시 타고 몬트리올로 돌아가고 싶었다. 5시 45분즈음인것 같다. 그쯔음에 이제 버스를 탔고 다행히 버스가 출발할때도 내 옆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도착 예정시간은 다음날 오전 5시30분이었기 때문에 무척 다행스러웠다.
8시 30분정도였나 그때 미국 국경에 다다랐다. 육로로 국경을 넘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버스 기사가 모두 다 내리고 짐도 내려서 심사를 받아야된다고 방송을 했다. 짐을 가지고 내려서 심사를 받는데, 심사관이 어디서 묵을거야? 이러는데, 몰라서 옆에서 심사받고 있는 민재형이 안다고 나는 모른다고 했다. 나말고 지현 라미도 똑같이 그래서 일하고 있는 세명의 심사관이 동시에 민재형 심사관의 숙소를 부르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심사관이 다음부터는 목적지를 알고 있으라고 그래서 알았다고 했다. 통과비로 6불을 지불했다. 사실 이때 세탁분말세제가 있어서 엑스레이 심사할때 마약인줄 알고 검사받으면 어쩌지? 하고 다들 장난반 걱정을 했는데, 아무 문제도 없었다.
버스는 버팔로 공항역을 지나서 계속 달렸다. 날도 이제 껌껌해서 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옆에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뻐근한게 잠을 쉬이 잘 수 없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려서 맥도날드에 갔다. 드디어 미국 맥도날드를! 근데, 그렇게 맛있지는 않더라. 다시 버스에 올라타서 눈을 붙이고 한번더 휴게소에 들렸는데, 이때 버스 유리창에 뭔가 물방울이 맺혀있더니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뉴욕에 도착하면 안내렸으면 좋겠다..하고 다시 잠들었다가 웅성웅성 소리에 눈을 떠보니 비가 매우 많이 오는 뉴욕 한복판에 다다라 있었다. 비라니, 전혀 예상도 못했었다. 몬트리올은 여름 날씨여서 맨날 반팔만 입고 다녔기 때문...
버스에 내려서 짐을 꺼내고 빌딩 처마에 서있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민재형만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알고 있었다. 일단 비를 피해서 카페에 들어가 나는 핫초코를 먹었다. 비가 내리고 날씨도 매우 어두웠는데, 나는 드디어 꿈의 뉴욕에 도착한 그 사실 자체로 뭔가 기뻤다. 우선 숙소로 가기로 했다. 짐을 들고 다닐 수 없었기 때문. 나는 사실 짐이 별로 없었다. 백팩 하나와 숄더백 하나. 캐나다 오자마자 느낀 건데 짐을 많이 싸도 별로 사용하는게 없다. 짐은 없을수록 좋다는게 내 생각.
빗줄기는 갈수록 거세졌고 나름 더울까봐 러닝화를 신고온 나는 양말도 다 젖어서 발걸음을 뗄떼마다 질퍽질퍽하는게 느껴졌다. 그래도 아직 좋았다. 뉴욕! 뉴욕이라니! 아무튼, 숙소에 들어가 짐을 맡기고 씻지도 못한체..왜냐하면 체크인이 3시부터라 불가능했다. 잠은 제대로 못자고 양말은 질퍽거리고 못씻어서 꾀죄죄한 상태로 뉴욕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행히 지하철 역을 나서고부터는 비가 그치더라...이미 바지랑 양말 신발은 다 젖은상태...그래도 뉴욕! 이니까 괜찮았다. 처음 목적지는 구겐하임 박물관. 나중에 훗이 말해줬는데, 스페인에 있는게 원조란다. 아침 일찍 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박물관 오픈을 기다리고 있었다.
뉴욕에는 위 사진처럼 길거리 음식이 많더라. 거진 큰 도로 사거리마다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포장마차식은 아니고 트럭형으로 장사를 마치면 다른 트럭에 매달려서 철수하더라. 뒤에 나무가 많은 이유는 뒤에가 맞은편이 센트럴파크여서 그렇다. 기다리다가 안에 들어갔는데, 건물 구조가 특이하더라. 1960년대에 인가 50년대에 지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지금봐도 현대식인 것 같다.
내부에는 구타이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정말 볼것 없었고 돈만 날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전시였다. 무슨 기구 관련한 일본인들 작품이었는데, 정말 재미없었다. $18불 안녕~
다음 목적지는 자연사박물관. 센트럴파크를 가로질러 가기로 했다.
누군가를 추모하기 위해 있는 자전거. 사진과 We miss you! 라는 글귀를 볼 수 있었다.
자연사박물관을 조금 지나서 근처에 있는 쌕쌕버거에 갔다. 파이브가이즈, 인앤아웃, 쌕쌕버거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미국 버거라는데...쌕쌕은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쌕쌕을 주문하고 감자튀김이랑 콜라도 함께 주문했다. 버거를 받아보니 포장 디자인이 이쁘더라. 내부 디자인도 파이브가이즈보다 훨씬 세련되고 좋아보였다. 크루도 엄청 많았는데, 대충 눈으로 볼 수 있는 크루만해도 15명이 넘었다. 파이브가이즈는 진짜 바빠도 많아야 9명이나 10명인데, 보기 좋더라. 인건비가 많이 나오겠지만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람이 많아야 편하다. 아무튼, 버거를 먹어보니 파이브가이즈보다 훨씬 맛있더라..고기 패티에는 소금양념을 좀 한 것 같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야채가 진짜 없다. 양상추한장에 토마토 한 피스가 다다...너무 심함.
버거를 거의 다 먹으니 또 비가 많이 오더라...박물관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가서 재정비를 하기로 했다. 자연사박물관은 처음 가본 거 같은데 (우리나라에도 자연사박물관이 있는데 안가본거같다) 여기는 매우 크더라. 그리고 애들이 엄청 많았다. 와서 숙제하는 애들이 진짜 많더라.
지구, 우주, 암석에 관련된 곳이다.
뒤 배경은 벽인데, 눈으로 보면 허접해보이는데 사진을 찍으면 배경에 딱 맞는 신기한 벽이더라. 뭔가 둥글게 되어있던데 그게 비밀인것 같다.
해양생물 및 꽃 곤충들을 볼 수 있는 곳. 큰 고래가 있는 곳은 막아놔서 들어갈수가 없더라. 무슨 공연 준비를 하는 것 처럼 보였음.
다음은 공룡관. 어렸을때 공룡을 매우 좋아했었고 지금도 좀 좋아한다. 저런 큰 생물들이 우리가 사는 지구에 먼저 살다가 다 멸종되어 버리다니...운석 충돌은 정말 엄청난 힘인가 보다.
관람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서 우선 샤워를 했다. 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몸이 삭 풀리더라.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6시 30분까지 휴식을 취하다가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 위해서 다시 밖으로 나왔다.
위 사진은 숙소로 돌아갈때 사진인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 극장은 타임스퀘어 바로 부근에 있었다. 드디어 처음으로 타임스퀘어를 가게 되서 약간 들떳다. 티비로만 보던 그 곳!
정말 눈이 휘둥그레해지더라. 엄청난 사람과 엄청난 전광판 및 광고들...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전광판 혹은 광고뿐이었다. 진짜 누구나 안가봤다면 한번 꼭 가보면 좋겠다. 대박 스케일! 그런데, 여기도 4, 5일째정도 되면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지나가게 되서 약간 웃겼다.
배가 허기져서 먹을 것을 찾는데, 결국 길거리 핫도그를 먹기로 했다. 핫도그햄이랑 빵에 머스타드 케찹만 발라주는게 3불이었다. 나는 한치수 큰 핫도그를 먹었는데, 진짜 별로 차이도 안나는데 5불이나 주고 바가지 씌였다. 나중에 할렘에서도 핫도그를 사먹었는데, 핫도그 2개에 치즈 및 피클 거기다 소다까지해서 2.75불내고 먹은걸 비교하면 진짜 개비싸다. 할렘이 싸긴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줄을 서서 오페라의 유령 관람하기를 기다렸다. 사람들이 매우 많이 있었으나 형이 미리 표를 예매해두어서 다른 줄을 서서 일찍 들어갔다.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객석이 진짜 가파르다. 그 덕에 무대가 저 멀리 있음에도 잘 볼수 있다. 내가 앉은 좌석이 맨끝에서 두번째 35불짜리라 기대도 안했었지만 진짜 감명깊게 보았고 전율도 느껴졌다.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고 라이브로 듣는 그 오페라는 여운을 길게 남겼다. 정말 재미있었고 타임스퀘어보다 이게 훨씬 낫다. 부모님도 모시고 와서 보여드리면 정말 좋아하실것 같았다. 이렇게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거의 12시 가까이 돼있었다. 얼른 씻고 깊은 꿀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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