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하는 육아

육아 레벨에 관하여

innop541 2023. 6. 21. 00:17

아이를 낳기 전, 이미 아이를 낳고 기르고 있는 육아 선배들이 이렇게 말했다. 

힘내세요. 전 이미 다 키웠엌ㅋㅋㅋㅋㅋㅋ.
저는 육아보다 회사 생활이 나아요.



육아란...

입대 후 훈련소에서 몇 일이 지나자 깨달았다. 이미 제대한 아버지, 삼촌, 이모부, 형들이 대단하다는 것을. 육아도 내게 비슷하게 다가왔다. 나를 낳고 기르신 어머니, 아버지,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이 대단하구나. 더 오래 전, 우리 부모님 세대를 낳고 기르신 할머니들은 특히 엄청나신 분들인 것 같다. 한 명 키우기도 이렇게 힘든데, 그 시절 육남매는 흔하디 흔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남편의 서포트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 아닌가.

자면서 레벨 업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내가 아이를 상대로 힘겹게 육아 레벨을 올리고 있는데, 육아의 대상인 아이도 레벨 업을 하고 있다고 말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반복하고 숙달하면 점점 그 일이 쉬어지기 마련이다. 내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익숙해지고 요령도 생기고 있다. 그런데, 아이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니 힘도 강해지고(+Strength) 의사 소통이 조금씩 가능하며(+Intelligence) 더 이뻐지는 것이었다(+Charm).

우리 가족 화이팅

30대 중반인 우리의 체력으로는 아이의 체력을 가까스로 감당하고 있다. 30대 후반이나 40대에 아이를 낳는 경우에는 정말 고생할 것 같다. 부부가 홀로 육아를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혼자 육아를 하는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인류 역사상 부부 홀로 온전히 육아를 하는 시기는 현대 시대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단군 이래, 생활 수준을 제외하고 지금보다 더 아이 키우기 어려운 때는 없을 것이다. 

아이를 낳을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출산을 하지 않으신 미래의 육아 후배님들은 힘내셨으면 좋겠다. 그 때면 전 이미 다 키웠엌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