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Routine

다짐

innop541 2022. 10. 23. 01:56

이사온지 1년이 넘었고

결혼한지도 1년이 더 넘었다. 스무살 이후로 시간은 빛의 속도인가 싶을 정도로 야속하게 빨리 가고 있고 올해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 1년동안 결혼과 출산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뒤돌아보니 삶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 있었던 한해였구나 싶어 감사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들도 있고 앞으로의 내 삶의 시간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 글을 써본다.

최근에 8년 가까이 같이 일했던 직장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었다. 같은 직급으로 들어와서 퇴사할때는 나보다 선임에 위치한 분이었는데 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존경 받는 동료여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매우 아쉬워하였다.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괜찮으시기도 하고 다른 회사를 가시기에도 충분한 능력이 되시는 분이 왜 아직도 그만두시지 않고 다니실까? 라는 이야기를 다른 동료들과 종종 하였는데, 막상 처음 그만 두게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그만두시기 바로 몇일 전, 상사와 부하 직원의 내부 규정에 따른 회사 생활 상담 시간이 잡혀 잠깐이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회사 생활 이야기를 거쳐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다보니 본인이 건물을 하나 올려서 한 층에 방을 여러개 만들어 임대를 주는 공간 임대 사업을 구상하고 계신다고 했다. '카페 24'와 같은 것을 하시려고 하시냐고 물으니, 다른 직원들은 다들 이쪽 이야기는 전혀 모르는데 나하고는 이야기가 잘 통한다고 하셨다. 더 나아가서 클래스101에서 신사임당 유튜브 강의도 수강하고 있다고 하시는게 아닌가? 앞으로는 개인이 회사를 다니지 않고도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고 이런 컨텐츠, 지식 창업의 먹거리가 점점 커지는 것같다고 이야기하셨다. 

한 부서의 장에 위치한 사람이 (그것도 이미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만들어서 틈틈히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중에 쇼핑몰과 유튜브, 지식 창업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이 분이 처음이었다. 마침, 와이프가 지식 창업을 했다고 이야기하니 내가 몇년 후면 꼭 잘될 것같다고 다른 직원들에게는 회사에 뼈를 묻으라고 했지만 나한테는 회사 나오고 성공해서 밖에서 보자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존경하는 사람이 내 생각이 맞다고 응원해주니 굉장히 힘이 되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지난 1년동안 개인적으로 어떤 성장을 이루었는지 뒤돌아보면 회사에서의 승진 이외에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성장은 없던것 같아서 매우 아쉽다. 나랑 같이 쇼핑몰을 시작했던 다른 사람들중 일부는 OEM으로 자기 브랜드도 내었고 인플루언서가 되어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나는 회사에서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느라 1년을 허송세월한것 같아서 너무 실망스럽기도하고 조바심도 났다. 열심히 산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지 실천은 하지 않은것이 아닌지?

인스타그램에서 권민창 작가가 피드를 하나 올렸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본인은 직업 군인이었고 정년 보장과 연금 생활의 안정적인 노후가 보장되어 있던 삶이었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가 매우 제한되었고 월급은 10년동안 130만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결국 인생의 도박으로 군인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러 나왔으나 대가는 가혹하여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다. 밑에는 직접 인용한 글귀.

힘들었다. 미래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군대보다는 훨씬 나았다. 명확한 미래와 답이 정해져있는 것보다, 내가 더욱 더 잘 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삶이, 희망고문을 당하더라도 ‘희망’이 있는 삶이 좋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로 돈을 버는 방법을 확실히 알게 됐고, 지금은 굉장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삶, 좋아하는 일을 하며 아침에 눈 뜨는 게 행복한 삶.

 

좋아하는 일을 하며 아침에 눈 뜨는게 행복한 삶.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머리로는 쇼핑몰, 유튜브에 집중하면 지금보다 더 재미도 있고 수입도 늘어날것 같은데 막상 그만두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하루하루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한숨을 쉬며 집을 나서는게 앞으로 나의 인생이라면 너무 슬프다. 소중한 가족이지만 내가 즐거워야 가족들도 즐거워지지 않을까. 내가 희생을 한다고 생각하고 살면 분명히 가족들에게 바라는 점이 생길 것 같다. 내가 이만큼 희생하였으니 너희도 이 정도는 해주었으면 좋겠어라고. 이게 과연 맞을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자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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