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상한 강박관념이 있다. 문이 열리는 것만 보면 참을 수가 없다. 나는 문이 열리는 것을 보면 꼭 문 밖으로 나가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한다. 왜? 역마다 내리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에는 장애우를 위한 버스가 많이 있다. 그 버스의 구조는 일반 버스의 구조와는 달리 더 넓고 휠체어가 탈 수 있을 정도의 공간도 있다. 이 버스는 내리는 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의자가 있는데, 여기에 앉아버리면 그야말로 용수철처럼 뛰쳐나가게 된다. 그렇다고 내가 미친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단지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욕망이 타인에 비해 큰 것 뿐이다. 문! 그것은 세상과 통하는 하나의 차원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그렇다! 내게는 마치 문이 블랙홀같은 것이다. 빠져나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