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상한 강박관념이 있다. 문이 열리는 것만 보면 참을 수가 없다. 나는 문이 열리는 것을 보면 꼭 문 밖으로 나가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한다. 왜? 역마다 내리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에는 장애우를 위한 버스가 많이 있다. 그 버스의 구조는 일반 버스의 구조와는 달리 더 넓고 휠체어가 탈 수 있을 정도의 공간도 있다. 이 버스는 내리는 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의자가 있는데, 여기에 앉아버리면 그야말로 용수철처럼 뛰쳐나가게 된다. 그렇다고 내가 미친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단지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욕망이 타인에 비해 큰 것 뿐이다. 문! 그것은 세상과 통하는 하나의 차원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그렇다! 내게는 마치 문이 블랙홀같은 것이다. 빠져나올 수 없는 그 강력한 중력!.....그 중력은 내가 문을 인지했을때 나를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한국에는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건물 외벽에 문이 달려있는 건물들이 있다. 즉, 안에서는 문이지만 문을 열어보면 아무 것도 없이 그저 허공인 그런 구조다. 나는 그 날도 어김없이 여러 문을 계속해서 지나가고 있었다. 문을 넘어올때마다 느껴지는 해방감이 날 만족시키고 있었다. 나는 평소에는 가지 않던 건물에 있는 낡은 피시방에 들어갔다. 건물은 낡았지만, 컴퓨터들은 매우 최신이었다. 나는 밸브사의 포탈 게임을 하며 여러 공간을 넘나들었다. 그러던 도중, 화장실을 가려 복도로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복도 끝에 살며시 열려진 문이 있는게 아닌가? 본능적으로, 그리고, 복도의 긴 거리때문에 나는 걸음을 빨리하다가 문 앞에서는 거의 달려가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문이구나!! 살짝 열려진 문! 어떤 공간을 숨기고 있는 것이냐? 너의 너머로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느냐? 힘차게 문을 박차고 나가는 순간, 내 발 밑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이럴수가!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그 동안 수많은 문을 열었지만 이렇게 신선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었을 줄이야!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다른 차원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신성한 문이다! 나는 그대로 땅으로 빨려 들어갔고 사후세계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렇다. 그동안 수많은 문을 지나간 결과로 나는 사후세계의 문을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이 문이 어디있는지는 따로 설명하고 싶지않다. 이것은 나만의 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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