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하는 육아

육아의 시작

innop541 2022. 7. 22. 22:35

2022년 6월 30일 산부인과에 오전 8시에 도착하여 분만실로 들어갔다. 아내는 밤새 배가 아파 잠을 잘 못 잤고 병원을 가는 동안에도 조금씩 배가 아프다하여 집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운전 길이 조마조마하였다. 분만실은 생각보다 매우 작았으나 이 작은 방에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탄생했을까 싶은 생각에 조금은 다르게 보였다. 아기를 출산하려면 자궁 문이 10센치는 열려야 했으나 아직 조금밖에 열리지 않은 상태였고 그 상태에도 아내는 매우 힘들어하였다. 조금 후에 무통 주사를 맞고는 좀 진정되어 다행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로 아기의 상태를 보자고 하셨는데, 아기의 위치가 어제와 달리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고 난산이 예상된다 하였다. 자연분만을 선택한다면 우선 조금 더 기다려봐야하는데, 아기가 40주가 지난 만삭이라 위치를 바꿀 가능성이 현저히 낮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출산이 어려울수도 있다하여 집으로 가야하는데 집으로는 도저히 가기가 어려워보였다. 결국 고심끝에 제왕으로 출산하기로 아내와 같이 결정을 내렸다. 수술실로 12시쯤들어갔고 단풍이는 12시 14시에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아기도 자궁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변을 누었다고 조금 더 늦었으면 안좋았을수도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기는 바로 신생아실로 이동하였고 대기실에서 조금 기다리다 12시 40분쯤 수술을 마친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마취가 된 상태에서 아기를 보았느냐고 물어보는 아내에게 건강하게 잘 출산하였다고 이야기해주었다. 

4시정도가 되어 회복실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회복실은 개인실이었으나 매우 좁았다. 자연분만일 경우 2박 3일, 제왕절개일 경우 6박 7일을 회복실에서 지내야했으나 회복 여부에 따라 하루는 더 빨리 퇴원이 가능하다하였다.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데리고 와서 아기 손, 발, 다리, 귀등을 보여주는데 꼭 스머프같았다. 으앙으앙! 울다가 아내가 말을 거니 울음을 멈추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기는 다시 신생아실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이틀을 묵고 나는 다시 출근을 하였다. 아내는 5박 6일을 지내고 같은 건물에 위치한 산후조리원으로 옮겨 갔다. 나는 출근해서 일을 하고있을때 아내가 먼저 방을 옮겨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회복실보다 훨씬 넓고 쾌적해보였다. 퇴근 후 찾은 산후조리원에서 처음으로 단풍이를 안아보았는데, 숨소리와 숨쉴때마다 불룩해지는 배, 아기 체온의 따뜻한 느낌이 아주 경이로웠다. 2박 3일간의 짧은 산후조리원 생활을 뒤로하고 나는 출근으로 인해 나올수밖에 없었고 다시 들어갈수가 없었다. 코로나로 인해 한번 외출시 다시 출입이 안되는 상황이 상당히 아쉬웠으나 아기들이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해가 갔다. 신생아실에는 베베캠이라는 CCTV가 있어서 아기의 모습을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었다. 그렇게 13박 14일이 지나고 나는 열흘간의 연차를 내고 같이 집에서 육아를 시작하게 되었다.

35년 인생동안 부모님에게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은혜 감사드려요~! 라고 이야기 드렸던것은 얄팍하게 겉핥기로만 감사드리고 있던게 아닐까 싶은정도로 육아는 쉽지 않은것 같다. 오늘로서 5일째, 어제는 좀 감을 잡은것 같다 싶었으나 자기 전 분수토를 하고 새벽에 몇차례씩 깨는 아기를 돌보느라 아내와 나 모두 심신이 피로해졌다. 그래도 가끔 보여주는 미소를 보면 너무나 사랑스럽다. 작은 손발, 얼굴, 얕은 숨, 오르락 내리락하는 배를 보면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존재가 있나 싶기도 하다. 양가 부모님께서도 너무나 사랑스러워하셔서 효도가 다른게 아니라 건강하게 잘 자라서 걱정끼쳐드리지 않고 알아서 밥벌이하고 손자 손녀 보여드리는게 효도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아내도 갓난 아기였고 초중고 대학교를 거쳐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흐른것을 보면 사람 인생이 참 짧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는 내 가족, 자녀를 위해 더 강해지고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