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어느덧 여기 온지도 3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금방금방 간다. 아직 가시적으로 한 것이 많이 없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내일은 또 일을 나가야한다. 어제는 행복했는데, 내일 일 나가야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참 싫다. 정말 학생이 제일 편한 것이구나 싶다. 왜 뭔가 잃어버려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지 어찌보면 어리석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김치 겉절이를 담갔다. 멸치 액젓을 샀다. 배추랑 파는 어제 사놓았기 때문에 천일염이랑 고춧가루와 멸치액젓만 샀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서 배추를 썰고 소금에 절여 놓으려 했는데 이게 헷갈렸다. 배추에다 소금만 뿌린다고 배추가 절여지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머니나 할머니가 김치 담그실때 어찌 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본지 너무 오래되서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배추에 소금을 뿌린다음에 물에 담가놓으셨던가... 그래서 나도 물을 받아 배추를 물에 담갔다. 근데, 불현듯 아니 이건 김치가 아니라 겉절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물을 버렸다. 한 4, 50분 지나서 맛을 보니까 배추가 좀 맥아리가 없어지고 맛도 짭짤했다. 그래서 멸치액젓 3 스푼, 고춧가루 4 스푼, 설탕 티스푼으로 1스푼, 다진마늘 1스푼을 넣고 만든 양념을 넣고 버무렸다. 양념에 물기가 별로 없어서 망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배추에 물기가 있어서 그랬는지 버무릴수록 구색이 갖추어졌다. 버무리기 시작하니 새 김치를 담글때 나는 익숙한 매운 냄새가 코를 찔렀고 입에 침이 고였다. 맛도 보니 음 처음 만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