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게 아이를 맡기고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았다. 오랜만의 영화 관람이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영화 보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지금은 마음대로 영화 보는 것도 쉽지 않다. 오랜만에 본 영화는 바로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3 이었다. 범죄도시 1, 2 에 이은 3 는 처음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부터 기대가 되었다. 영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시원한 액션과 코믹한 요소가 적절히 어울러져 재미있었다.
영화에서 마동석은 마석도 형사로 분하는데, 젊은 시절 복싱을 한 경찰로 묘사된다. 액션이 아주 시원하고 펀치가 들어갈때마다 들리는 묵직한 사운드가 막힌 체증을 확 뚫어주는 느낌을 준다. 찾아보니 마동석이 실제로 복싱에 조예가 깊고 실제 현역 선수들도 마동석의 액션에 감탄을 마지 않았다. 아래의 유튜브에서 '마하' 역할을 한 현역 격투기 선수 홍준영과 정찬성 선수의 이야기를 보면 마동석의 액션을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유튜브에서 여러 현역 선수들이 액션 리뷰를 해준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새로이 빌런으로 나타난 악역은 이준혁 배우가 연기한 주성철이다. 1, 2편의 빌런보다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음식으로 치자면 맛은 있는데... 무언가 약간 아쉬운?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베드' 의 빌런 구스타보 프링의 느낌처럼 선한 가면 뒤에 숨겨진 교활하고 치밀한 악당의 느낌을 주면 내 스타일이었을 것 같다. 생각보다 치밀하지 못한 다혈질 악당인데 그 전까지는 치밀하게 이중 생활을 하고 있다는 설정이 내 스스로 납득이 잘 안되는 느낌인가 보다.
범죄도시 1, 2 의 톡톡 튀는 조연 장이수는 이번 3 에서는 쿠키 영상으로만 잠깐 나왔는데, 그 자리를 대체하는 초롱이의 연기가 재미있었다. 초롱이는 정말로 있을 법한 중고차 허위 딜러 건달 설정으로 나온다. 힘 없는 서민을 괴롭히는 허위 딜러를 가볍고 통쾌하게 벌 주는 마동석의 모습에 같이 영화를 보는 몇몇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만약에 초롱이 역할을 한 고규필 배우가 중고차 매매 광고를 찍게 된다면 정말로 웃길 것 같다.
토모 역할을 한 배우는 우리나라 배우 안세호로 처음 보았지만 어눌한 한국어 억양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 영화에 출연한 두 일본 배우의 모습도 반가웠다. 리키 역할을 한 아오키 무네타카 배우와 이전에 곡성에서 볼 수 있던 쿠니무라 준의 연기도 범죄도시 3 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외국인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좋더라. 처음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 에드 해리스의 모습을 보았을때였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편 역시 실제로 2017년, 대만, 중국, 일본 폭력 조직들이 국내에서 마약 거래를 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요즘 들어 '펜타닐' 이라는 중독성이 아주 심한 마약이 많이 유통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도 이 마약 때문에 도시가 좀비처럼 흐느적 거리는 사람들로 뒤덮일 정도로 아주 심각하다고...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마약. 그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과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 모두 하루빨리 그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를 바래본다.
각종 범죄를 해결하고 시민을 보호해주시는 경찰 여러분들과 무더운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신 영화 제작 관계자 여러분들 덕분에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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